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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필창
댓글 0건 조회 760회 작성일 24-01-30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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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화 고구려(1)

192화 고구려(1)

개인이든 집단이든 가장 중요한 건 누가 뭐라고 해도 생존이었다. 불우한 미래가 보이는 위정이었기에 내 앞에서 진솔해진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다만, 내가 위정을 어찌 살려줄 수 있을지가 좀 난처한 상황이기는 했다.

며칠만 더 빨리 왔다면 결과가 바뀌지 않았을지라도 선택의 여지는 있었을 것인데 지금은 모든 것이 집행된 상황이었다.

정말 아쉬워서 말했다.

“이번만큼은 벗의 어려움을 어찌할 수가 없으니 참으로 아쉽소.”

“허. 그러지 말고 우리 좋은 방안을 찾아보는 게 어떻소?”

“아니, 돌궐 공략을 철회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소이까. 내 입장을 좀 고려해주시길 바라오. 벗이기도 하지만 고구려의 막리지이니 말이외다.”

“내가 어찌 모르겠소. 하지만 본국의 운명이 참으로 안쓰러우니 이러는 게 아니겠소이까.”

다시 느낀다. 국력이 뒤를 보태지 않을 때 외교는 참으로 처량할 수밖에 없다는 걸 말이다. 위정을 볼 때마다 심장에 새기게 되는 부분이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원론적인 말이라도 꺼내서 위로해줘야지.

슬쩍 흘겨보면서 말했다.

“하지만 너무 심각하게 고민하지는 마시오. 우리 역시 수나라가 대군을 이끌고 남진을 시도하는 걸 바라만 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외다.”

“그, 그렇소. 내가 그 말을 듣고 싶었소. 하지만 무언가 더 실질적인 내용이 있으면 좋지 않겠소?”

“묘안이 있소?”

“정말 고구려가 기주를 흔들어줄 수는 없는 것이오?”

아니, 이 사람이 어쩌다가 이렇게 진상이 된 걸까? 진나라 사정이 이렇게까지 엉망이었나?

분명 돌궐과 일전을 준비 중이라고 했는데 이러니 당황해서 말문이 막혀버릴 정도였다.

“왜 이러시오? 그리고 그런 청을 하려면 무언가 내어줄 거라도 말해야 하는 게 아니오? 무작정 수나라를 견제해야 하며 진나라는 살아야 하니 본국의 대군을 출병하여 기주를 흔들어 달라는 건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이오?”

“우리가 무엇을 내어주면 되겠소?”

“허.”

진상이 이렇게 만들어지는구나.

냉정하게 말할 때 진나라는 우리에게 무언가를 해줄 수 있는 능력이 아예 없었다. 만일, 티끌만큼의 능력이라는 게 존재했다면 고구려와 돌궐이 수나라를 압박했던 천재일우의 기회에 먼 산이나 쳐다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결정적으로 사신단의 정사라는 위정이 이렇게까지 할 이유도 없었다.

사람이 안쓰러워 보여서 화도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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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정은 금방이라도 울 것만 같은 표정을 지었으나 더 말을 꺼내지는 못했다. 이미 너무 여러 가지를 내게 보여줬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한 마디만 더 보탰다.

“양국의 우호는 변치 않을 것이오. 이것만은 확실하오.”

이는 내가 비루함의 끝을 보여주는 진나라 사신단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행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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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연은 쓴 미소를 지었다. 어쩔 수 없이 아파가한을 만나게 되었으나 상황이 복잡하다는 건 두 번 생각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내가 평생 대사처럼 교활한 사람은 본 적이 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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