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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동국
댓글 0건 조회 793회 작성일 23-05-22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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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영호선은 그보다 수배는 촘촘한 잠마원과 항마원도 들키지 않고 드나든 적이 있었기에 지금의 상황은 유유자적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영호선은 중앙 전각 쪽으로 스르륵 미끄러지듯 신형을 움직였다.

잠마원의 기재들은 막 청의와 황의를 걸친 중년인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청의중년인이 호쾌하게 웃으며 말했다.

“정말 청당인 게냐! 몰라보게 자랐구나. 분타주님께서 기뻐하시겠구나.”

“잘 지내셨죠?”

포커클럽 머리를 긁적이며 답했다.

그 옆에 있던 초이량 등이 한 사람 한 사람 이름과 문파를 말하며 자신을 소개했다. 청의중년인은 감탄사를 연발하며 반가움을 표시하더니 직접 안쪽으로 안내했다.

그들이 이동한 곳은 유화장의 제일 안쪽에 자리한 삼층 전각이었다. 유화각이라는 글귀가 처마 아래 수평으로 음각되어 있었다. 지키고 선 무사들이 예를 갖추자, 청의중년인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보이고 잠마원 기재들과 함께 문을 열고 들어갔다.

영호선은 즉시 전각의 지붕으로 이동해 안쪽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반갑게 맞이하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대화는 자연스러웠고 긴장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근심이 지나쳤나 보군.’

그래도 확인을 하고 나니 한결 마음이 놓였다.

여유가 생기자 영호선은 전각의 후원 쪽을 바라봤다.

바깥에서 보았을 때 본 병풍처럼 곧게 선 암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암벽 앞쪽에 대나무 숲이 백여 평 정도 자리해 마치 대나무 그림이 들어간 천연 병풍의 모습을 띠고 있었다.

영호선은 다시금 지붕 아래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다 옅게 미소를 띠고는 한줄기 안개처럼 순식간에 두 개의 전각을 건너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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